글꽃 사는 이야기

아-이 향기 기다릴만 했구나.

글꽃 2006. 1. 23. 18:45
    매화꽃이 피었어요. 새해 첫날 들여다보니 꽃망울이 보이기 시작해 날마다 드려다 보게 되었지요..몇일이나 지나야 꽃망울을 디카에 담아 둘 정도로 보이게 될까? 기다리면서.... 거의 일주일후(1.6일)에 디카에 드디어 몽글몽글하게 보이지요..와 -..신기하기도 하고.. 베란다 곳곳에 겨우내 꽃이 보이긴 하지만... 꽃몽오리에 대고 그윽한 매화 향기를 맡고 싶어 코를 들이 대 보지만...전혀... 너무 성급했었나 봐요. 늘 한결같이 피고지는 풍로초를 보며 행복해 하기도 하고... 어쩌다 버려진 나무를 살려내고 보니... 크고 탐스럽게 여전히 꽃 피워주는 나무 아직 이름도 모른 채..그져 철죽과이겠거니..하면서 기웃둥하게 작은 화분에서 곧 쓰러질것 같아 화분 놓아 둔 철재기둥에 균형잡아보겠다고 붙들어 매 놓았는데도 여름부터 차 마실 때 마다 바라보며 기분좋게 흐믓해지게 해 주었는데 아직도 꽃망울 곳곳에 보이고 ...여전히 화사하게 피어있는걸 보며... 보기 불안하다고 붙들어 묶어둔게 미안하기도 하고... 잘 살아내준게 많이 고맙고... 매화꽃 향기가 언제쯤 날까?...두근거린 마음으로... 하루 이틀..사흘...기다리고...또 기다리다보니 근 20여일 만에...드디어...내일쯤 꽃망울이 터질것 같은데.. ..어떻하나 ...내일은.... 조카들과 딸들 데리고 영화보여주기로 했는데... 짜여진 일정표...바쁘다는 핑게로 그냥 잊고 넘어가면 어떻하나.... 내가 못보는 사이 만개해 버리면 어떻하지... ㅎㅎㅎ 아-...그 옛날...그의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순간부터 가게앞에 기다리고... 서성이고 있는 그를 보며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던 그때처럼.. 두근.. 두근...설레는 마음... 영화를 보고...해질녁...돌아 와 보니.. 활짝 피어있는 한두송이...가까이 다가가 길-게 숨을 몰아쉬는데....가슴속까지... 깊게 스며드는 향기... 아-이 향기 기다릴만 했구나. 내일이면..꽃 봉오리 마다...활짝 필것 같아 어서 내일이 바로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한밤중에 돌아 온 그는..갑자기 아이들 선동에 나섰다. "내일은 너희들 가고 싶은데로 출발한다. " '술 마시고 들어오니 미안했나 보지.' '아마 못갈걸...저렇게 취했는데 어딜'....하는 생각에.. 아이들과 그가 인터넷 검색하며 박물관 이곳 저곳을 찾으며 갈곳을 정하는데도 난 시쿤둥...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늦은 아침을 먹으며.. ..밥먹고 준비하라는 말에..국립중앙박물관 가자는 소리에 아들과 다녀온 영애가 생각나 전화로 일단 물어보고 영애의 말대로... 인터넷 들어가 봤지만..당일 예매는 할수없는 상황 에고에고 미리 좀 볼 걸....ㅎㅎ "다 준비해..아빠 회사가서 차 가져올께..." 여기저기 아프고 힘들다면서도 아이들과 했던 약속이 생각났던지.......... '어~ 정말인가 보네...' 상을 치우고..청소를 끝내고.. 어쩔수 없이 급하게 머리감고...나니... 울려오는 전화 따르릉~~~~ 겉옷만 걸치고..화장품 챙겨들고... 애들마냥 그져 집 밖으로 가족이 다 함게 나들이 간다는 기분에..덩달아 좋아서.. 박물관가서 보니..와~~ 수없이 많은 사람들 어린이 박물관은 인터넷예매 미리 하지 않으면 9시 30분까지 와야 표를 사 들어갈수 있고..이곳 저곳 세곳으로 나눠 표를 파는 데도 길-게 늘어선 줄.......근 20여분 줄을 기다려 표를 끝어 들어가 본 곳 막상 들어가 보니.. 민족문화의 기원을 시대별 전개과정을 토대로...와 일목요원하게 정리된 우리문화....의 발전 과정... 3시간 돌고나니..겨우 고고관 한곳..배는 고프고.. 세군데 있는 식당은 줄서서 언제 먹을수 있을지... 결국..6개 전시관 중 한곳만....개인적으로 꼭 보고싶었던 서예전시관도 아쉬운데로 방학끝나기전에 다시한번 꼭 와 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주린배를 잡고..노점에서 파는 닭꼬치 하나씩 손에 들고 먹으며...인천으로... 직행..... 시장이 반찬이라고 늦은 점심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 집으로 돌아와 디카에 담아온 자료 정리하고.... 친구들과 컴속에서 이야기 나누고 난 뒤... 차한잔 마시며 무심결에 본 창밖....베란다엔.. 매화꽃이..활짝...아 -- 까맣게 잊고 있었네... 작년이맘때 매화가 피었었는데..몇일만에 금방 졌던게 생각나 ....내일 꼭 ..담아둬야지... 아침 해가 뜨고...디카에 담으며.. 집에서만 맡기엔 이 그윽한 梅香에..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오가는 술잔 취하여도 끝이 없고 흐르는 물소리 거문고 소리에 어울려 차갑고 매화의 향기는 피리에 감도는구나 내일 아침 서로 이별하고 나면 사무치는 그리움이야 푸른 물결과 같이 끝이 없으리라 고 읊었다던 황진이 ........ 집안에 피어있는 매화향기에 여유로운 맘을 품어보며 소세양과 헤어진 뒤에도 그리움에 찬 나날을 보냈던 황진이의 맘을 조금은 알것도 같은... 그녀는...마음속까지 찌르는듯한 그윽한 매화향기때문에 소세향이 더 그립지 않았을까... 2006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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