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꼼-무에요..?

글꽃 2006. 1. 4. 20:28

꼼...........

"꼼.......무-해..여....?"....

뭐가 그리 궁금한지..
이곳 저곳 쉴세없이 따라다니며 물어오는 조카

냉장고 열어..저녁준비하는데도..
냉장고 속으로 들어와 볼것처럼 고개를 쏘-옥 내밀고..
통마다 손가락질 하며 묻는다.
...
...꼼..
무-에요...?..음...김치...
.......김-티.....

...꼼...
무-에요......?..응..콩나물...
........끙-나--무-ㄹ..

묻고 대답하고..끝이없다..

...꼼...
무-에요..?....음.....아-야..아-퍼 ..약..
.......야~~ㄱ..

아이들 자라면서..다 그렇게 격고 키워왔는데
어찌그리 생소하고 신기한지..
뭐든지 묻고..대답을 그대로 따라서 ..
애-써 발음하며.........맞냐고 묻는듯한 눈동자로
눈을 동그랗게 끔벅거리며 바라보는 조카가
얼마나 귀여운지...

'응가'를 하겠다고 해 변기통에 앉혀 주었더니
도통 힘 줄 기미가 없어.."아연이..응---가" 하며
말에 힘을 줘도 꿈쩍도 않고..콧잔등에 힘을 주며
영 못마땅하다는 눈치를 준다.

"아연이...응---가"하며..내 손에 힘을 실어
안은 등을 슬며시 눌러 보아도.. 감.. 감.....무소식

자연이 한테 물으니..
응가할때 누가 있으면 누지 않는다니 ..

손을 놔 보니.."꼼...가"..ㅎㅎ
제대로 눌수있을까 걱정스러워... 문밖에서 쳐다보니
꼼............가!

저 어린게.. 부끄럼을 다 타네..ㅋㅎㅎㅎ...
저도 여자라고.....얼마나 웃긴지

ㅎㅎ..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르게 다 큰 딸들도...
나도 아연이한테 동화되어 아연이 발음으로 대답하고...

"꼼-부 맘마 드세요..."
"은-니들도...맘-마-묵자..."
혀 짧은 소리로 말하고 있다.

밥그릇에 국그릇..밥상에서도 제대로 한자리 차지하고
자기 수저가 보이지 않으니 "숫쩌 숫쩌" 목소리 높여
수저를 찾아...꼼 도움도 필요없다는 듯이..
국에 밥을 한수저 떠 넣길래..

"아연아 앗-뜨-거워" 하니

"뜨~~~~~"하며

작은 입을 오므려....
국 그릇 가까이 입을대고...
후---후---

잠들기까지
.."꼼  .."......"꼼-부"
왔다갔다 뽀-뽀하며 재롱을 부리는 조카....

다 잊고 지냈는데....

두 아이 연년생으로 낳고..
우리아이들이 지금 아연이 만 할..때..
이렇게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봤었나..생각해보니
한아이는 업고 한아이는 손잡고 어디를 다닌다는게
너무 힘들어 허덕였던것 같은데..

지금은 집안살림에 능숙해 졌고....
집안대소사 알아서 할수있는 나이가 되었고..

한해보내고 병술년 새해 맞이하는 시점에....

"술 끊고 하나 더 낳을까..?..."
은근하게 물어오던 남편말에..
"술 만 끊은다면...생각해 볼께."

술을 너무 좋아하는 남편 은근히 40대되니
건강이 걱정스러웠던 참에 술을 끊겠다니
흔쾌히 대답했더니...

송년회겸..어머님과 동생들 불러
다 모인자리에서...

"우리 하나 더 낳을란다.."..
선포하듯이 말하는 남편말에........
'치 어떻할려고 그러나..그냥 해 본 말인즐 알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자기 먹을건 가지고 태어난다니까'

"술 끊으면 저도 생각해 볼께요..어머님"

결국 시어머님과 시동생들..친정식구들..이곳저곳 소문이 나..
사촌여동생들<처재>까지 언니네 낳으면 우리도 하며 합세했으니..

늘 죽어도 술을 못끊는다던 남편..
마지막 날부터 오늘까지 아직 술 입에 안댄 결심을 확인하듯이
상가집으로 향한 남편..에게 ..두 딸 "아빠 술 드시지 마세요"
다짐을 받고나니..은근히 걱정스러워 진다..

모처럼 온 조카 재롱이 깨물어 주고 싶을정도로
이쁘고 사랑스러워 좋긴했는데...귀여워 어쩔줄
모른 남편보니..

저러다 정말 두달 술 끊고..낳겠다고 하면 어떻하나..
그 힘든 담배도 온전히 끊었는데..

술...평생끊겠다고만 하면....낳아주겠다고 장담 했는데...

이러다 이 나이에 또 낳긴 나아야 할라나 하는 걱정..
건강생각해 술을 끊겠다는 결심이라면..다행인데..
으찌까~~~~

2006년 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