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스크랩] 하늘 하늘 날으는 기분으로

글꽃 2007. 10. 7. 13:01
이제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모셔 오면서 조금 더 많이 힘들겠구나 하고 
마음의 각오를 하고서 무슨 행동을 할때마다 
아버지 코 앞에 얼굴을 대고서..
"아빠 지금 뭐하는 거예요?"하고 반문하고
작은딸아이와 큰딸아이를 우리집에 들어
올 때 부터 잘 못알아보시길래..
두 딸들에게 할아버지 볼때마다 말을시키랬더니...
아주 둘이 번갈아가며 신나하면서..연신  
"할아버지 저 누구에요..?"
조금있다 또 "할아버지 나는 누구에요?"
귀찮을 정도로 말을시켜도 싫다 하지 않고 대답을 
해 주신다..
집에 들어와 한참을 두리번 거리시더니..
"집 니가 샀냐..?" 이사한뒤로 몇번씩이나 와 본 집을 
처음 와 본 집인양 "다른사람들도 같이 사냐?"
좁은 집에 살때 내 집에 와봤던 생각 만 나신것 같더니
기분좋아 하는 아버지를 보니 괜시리 바쁜중에도
내 마음또한 신난다..
할아버지 보란듯이 두 딸아이  공부하란 소리 하지 않아도
자기 할일 해 두고서 할아버지 투석하는것 궁금해 죽겠다며 
두 다리 흔들어 드리며 눈치껏...두 딸들에게 싸인하면
"할아버지 엄마가 이렇게 흔들래요"하며 두 어깨와 허리를 
흔들어 보여주면... 빙그레 웃으며 못 이긴척하고서 
딸아이들을 따라서 리듬에 맞춰서 허리를 흔들어 준다..
덕분에 엄마와 나는 다른어느때보다도 투석하는게 힘들지는 
않고 조금씩 움직이고 일으켜 세워주기만 하면 
화장실도아버지 힘으로 걸어서 가시고 걸어서 거실까지 
오는걸 보며 엄마와 나는 신이났다..
할아버지 걷는모습을 보며 작은딸아인는
"엄마 할아버지 꼭 아기같아..."ㅎㅎ 
"그래 이제 할아버지는 아기와 같아
뭘 할때마다 설명을 해 드리는게 좋아
..아주 큰 소리로..."설명을 해주며
아버지의 눈동자를 바라보니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엄마도 어느 때 보다도 편해서인지 잠도 안온다하며 TV보기를 
즐기고있고..고모들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올케언니...
언니 번갈아 가며 오는 전화에 누구냐며 아빠를 바꿔드린면 
"다 좋다"하고 물으는 답에 대답도 하시고 우리 먹는 밥에 
한 두 수저씩 드신걸 보니 너무 행복하다.
여기저기서 오는 안부전화 '불편해도 잘 해드려라."
하는 격려전화...고기 많이 드시면 좋다는 소리에
맛난것 드려보라며 선생님도 
"너무 부드려워요. 아버님드려요.."하시고
보내주시는 정성...
반찬솜씨 없는 내가 미덥지 않은눈치인 그에게
"김서방 오빠가 좋아하는  반찬 
해 둘테니 내일 가져가게.ㅎㅎㅎ."하고
전화해오는 고모들...
이러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아버지와 수다떨고
아버지 식사 챙교드리는 것 말고는 할게 
없어지는건 아닐까 ?...ㅋㅋㅋ..
몇일전만 해도 아버지의 기억은 잠깐 잠깐씩 
아주 당신이 좋았을때의 기억저편에서 즐거운 
추억속에 갇혀있는것 같은 생각일 때가 많았는데...
언니와 형부는 내려가면서도 형부와 언니 그리고 올케언니를
자꾸만 다른사람으로 불러대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걱정해 댔지만 어제밤부터 그와 난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멀정한 아버지 정신에 ㅋㅋㅋ신기해 할 정도다..
머리감겨드리고 투석하고 점심식사하고서 TV틀어두고서 
단잠으로 빠져든 두분을 보며 이렇게 수다떨고 있는 나.
ㅎㅎㅎ...한가한 기분으로 안개꽃 만큼 포근한 마음으로 
하늘하늘 날으는 기분으로 주절 주절거려봅니다..ㅎㅎ
2004년 2월 26일 금요일 현당..
출처 : 거문도 사랑
글쓴이 : 현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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