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서너번씩 남자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보니
아무런 부그러움도 없이 아버지 휠체를 끌고
아주 자연스럽게 남자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여자가 됐다.
아버지도 한달전만 해도 조금은 미안해 하시고
속상해 하시는 빛이 역력했는데 자연스럽게
"화장실 갈란다.." 엄마보다는 조금 더
편안하게 모셔주는지 어머니 보기에
그래도 낮시간동안은 아버지의 기분도
더 나아보인다고 하신다.
오늘은 병원에 있는 시간 내내
"아버지 화장실 가실래요"만 연발해 댔다.
다녀오시면 엄마가 좀 편안하게 밤을 보내실까하고...
복막투석실에 가서 투석을 하면서
선생님께 "날마다 낮에만 해도 두세번은
화장실을 가시는데 오늘은 한번도 가고
싶다는 소리를 안 하시내요"했더니..
"이제 점점 소변누고 싶다는 말씀도
없으실거에요..."하신다
알고보니 투석액에 같이 다 빠져나올거란다..
그래서 점점 화장실 가시고 싶어하는
일이 적어졌구나 하는 생각에...
"아~ 어머니와 내가 조금은 편해지겠구나"
하는생각...
소변누시다 혼자힘으로 일어나 보시려다
다리에 힘이 다 빠져 그만 넘어지시고
마셧던 아버지...
그 이후론 우리들 모두다 아버지 화장실
모셔다 드릴땐 문 밖에서 보초를 선다...
부끄러움도 다 잊고 누가 화장실에 서서
소변을 보던 말던 기웃거려 가면서...
" 아버지 다 됐어요?"를 연신 물어가며
행여 또다시 혼자 일어 서 보시려다
상처라도 생길까하는 노파심에...
어느새 나 편해졌으면 하는 바램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나를 돌이켜 보며
아버지에게 미안하고 내 간사한 마음을
들킬가봐...
"오늘은 아버지 기분이 좀 좋아보여요..."하며
수다도 떨며 신나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20분씩 걸려 소변을 보시더라도 아버지 힘으로
쌀수 있었던게 행복이였다는걸 잊고서..
어느새 소변누지 않으니 "아버지를 휠처에
앉혔다 세웠다를 덜 해도 되겠다..."
번거롭지 않아 좋을것 같다는 얄퍅한
생각만 하고 있는 부끄러운 딸....
다들 효녀딸이라고 자식 잘 둔
아버지 어머니 부럽다고 하는데...
왠지..가식인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날 부터인가 우리들은 아버지께서
편안한 모습으로 좀 잘 드시다가
좋은모습으로 가셔도 섭섭하지 않을꺼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도 좋은 자식인걸까...?
2004년 2월 17일 화요일 현당출처 : 거문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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