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스크랩] 밥 한 두 수저에도...

글꽃 2007. 10. 7. 12:46
죽밖에 드시지 못하시던 아버지 이젠 조금씩 
두 발을 딛고서 한발 짝 두 발짝 걸음을 내 
디 딜 때마다 아버지가 한발 두발 걸었다며 
서로들 좋아라 마주보며 미소짖고 여기저기 
전화해"오늘은 한발 두발 걸었어요.."
신나하며 금새 다 톡! 톡! 털고 일어나실것 같아 
기뻐하다가도 잠든 아버지 꿈결인지 돌아가신 
분들을 부르기라도 하는 날엔...
모두들 누구랄것도 없이 행여 아버지 
데려갈려고 그러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로 마음에 준비를 다 하고서..
그렇게 한발 두발 걷는걸 보며 돌아오면서 
이젠 사실수 있을것 같다는 믿음으로...
"아버지 전 봄방학 하면 올께요..."
가지 못하게 하실 까봐 걱정하며 묻는 내게도 
"그래라"....
이젠 모두들 괜찮다...
구정지나면 우리 아버지 오래 오래 사실 수
있을거라는 그 누군가의 말을 믿고서 다들 
조금은 안심을 해 봅니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을 지키고 있는 
형부와 언니 어머니...
하루에도 몇가지씩 죽을 써서 행여 다른건 
조금이라도 더 드실까 노심초사 ...
이렇게 언제 해 드려보냐며 아버지 병수발에
형부까지 함께 고생이십니다..
죽밖에 드시지 못한 아버지 어제는 꽁치가 드시고 
싶다하여 구하지 못한 꽁치대신 고등어를 구해와서
아마 온 7층 병동 냄새 다 풍겨가며 구웠을 겁니다.
병원에서 음식냄새 풍겨가며 따뜻하게 드리고파서
생선이며 돼지고기까지 호일에 꼭 꼭 싸서...
그렇게.... 
오늘은 밥을 그 고등어에 한 두 수저 드셨다며 
좋아합니다.
어느날 밤 한밤중에 내내 죽만 드시던 아버지께서
"나 밥 주라." 식사를 드실 수 없다 하셨는데...
"아빠 밥 드시면 안돼요..."..
"내가 왜 밥을 못 먹냐...어서 주라.."
정말 드실 수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들 깊게 잠들어 있는 시간이라 가만 가만이
행여 다른 환자 깰까봐...
준비한 밥을 조금 떠서 반찬 올려 입에 넣어 드리니..
한 오분을 씹고서도 삼키지를 못하고 입안에서만 
오물 오물하시다 다시 밷으셨는데...
그 음식을 치우는 내내 울음을 삼키며
얼마나 씹고 싶으셨으면 드실 수 있을것 
같았을까...
옆에 아저씨 음식 차리는 소리에 그만 깨어나서
"어! 씨발"을 연신 해 대는 통에 행여 아버지 
그 소리 들을까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전화통화로만 아버지의 상태를 듣고 있지만 
그래도 괜시리 기분은 좋습니다.
죽도 못드시면 코로 음식물을 섭취하시게끔 
해야한다며 기겁을 하던 언니와 어머니
우리모두는...
이렇게 밥을 한두수저 드셨다는 소리에
옆에서 생긴 다른 근심걱정은  다 
잊은듯 합니다...
2004년 2월 6일 금요일 현당
출처 : 거문도 사랑
글쓴이 : 현당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