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스크랩] 풍로초가 하도 예뻐서

글꽃 2006. 4. 20. 14:28
 
    앙상한 가지만 세우고 서있는 나무들에 어린싹이 돋고 점점 푸르러져 가는 요즘 값진 봄햇살에 무성해진 베란다를 보다보면 앞으로 뒤로 흔들거리며 투석하던 아버지의 눈길이.... 그곳에 머물고있다 심한당뇨에 좋아하시던 술과 담배를 온전히 끊으시고 이삼년뒤에 또다시 곪아가는 다리를 절단 해야한다 못한다 의사와 다시 실갱이를 할때에도 혈당이 높아져 설탕탄 커피는 절대 드실수 없다해도 아무도 당신 고집을 꺽지 못해 밥숟가락으로 서너수저 달게 타 드려야 행복한 표정으로 마시던 아버지 아버지가 미운 눈짓을 보내더라도 아버지를 기여이 이겨 유혹에서 이길수 있게 해 드렸다면 ...어쩌면.... 초봄 따뜻한 햇살에 나른해진 오후 베란다에 새싹이 돋는걸 보며 어머닌 "오~또--다 봄이다 " "저기좀 보시요....봄-이여 봄...." 우리 밭에 쑥이 지천일텐데 돌보지 못하고 있는 밭에 나가 쑥이라도 캐고 있는것 처럼 꿈같은 목소리로 되네여도 들은척도 않으시던 아버지 어느날 투석하느라 소파에 앉아 몸을 흔들며 베란다를 바라보던 아버지 구멍이 커다랗게 뚫려 썩어가던 고목에 싹이 돋은걸 보시곤 .. "허~ 저것도 살아보겠다고 새싹이 돋아나네 ..." 경이로운 목소리뒤에 살며시 숨겨두시던 아버지의 희망담긴 긴-여운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 도는데.. 힘겹게 싹을 키워올리던 고목도 아버지처럼 그저 그렇게 있지만....그 속에 능소화뿌리를 옴겨 심어두고 올 봄에 새싹이 돋아나기를....기다리며 지켜 봤더니 와~ 능소화 새싹이.. 올여름엔..커다란 고목을 버팀목삼아.... 자리잡고 우리들처럼 그렇게 능소화도 굳건이 살아내겠지... 베란다에 피어있는 풍로초가 하도 예쁘게 보인 오늘같은 날은 자장면 좋아하시던 아버지와 입가에 자장면 묻혀가며 배 부르게 먹고 느끼함 달래기 위해 진한커피에 설탕 듬-뿍타서 행복하게 마시던 그날이 더 없이 그리워서... 내 생각과 내 기억속....그리고 내 몸속에 연리지 나무처럼 늘 연결되어 ... 내안에 존재하고 있는 아버지가 문득문득 살아서 하얀웃음 가-득품고 날 바라보시고 계시는것 같아 소중하고 행복한 이시간 꽃잎이 지천에 날린 따사로운 곳에서 꽃같은 마음으로 환하게 웃고계실 아버지 당신을 생각하며 ... 하얀 꽃잎이 지천에 날리는 봄 날..... 2006년 4월 20일 현당 최경선
      출처 : 거문도 사랑
      글쓴이 : 현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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