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갯잇 벗겨내다 하나 둘 보이는
가신님의 흔적
한올 두올...
유난히 곱슬머리인 아버지
얼마 남지 않았던 머리카락에
내려않은 하이얀 서리를 보니
아파 입원한 사위걱정에 속내를 내 비쳤던 아버지
"한집에 두 사람 함게 아프면 안된다네..."했다던
아버지의 그 말이 머리속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어찌할까....?
아버지의 땀냄새가 묻어나는
홑껍데기를 들여다 보니
아픈 상처가 가시처럼 콕~콕~찌른다
마른풀처럼 부스럭대던 몸
앙상한 팔다리에 뱃속에 들어간 투석액 덕분에
배가 불룩 보태어 졌 던 불러진 무게...
털어내고 또 털어내도 진눈깨비 내리듯
가느다란 몸에선 하얀 비듬이...
부스스 흘러내리더니
고운님 잊을까 탁~탁~! 털어 낼 때마다
햇살에 뿌연 먼지처럼 날아다닌다
하얀게 떠도는 비듬...
청소기를 돌리며
"엄마 ~~
왜? 닦아드리는데도 이리 많이 떨어질까...?"
매번 아침 청소하는 시간에
아버지가 화장실 가기만을 기다리며
"아버지~~~ 이불 털고 청소해야해...."
움직이는 것 조차 고통스러운 아버지이 발을 딛게 하고
엄마와 난 "아빠! 운동해야해.." 억지를 쓰며
일으켜세우고 어깨동무를 했었는지....
눈살을 찌뿌리며 털어내던 모습을
행여 보지는 않았을까...?
아~ 아버지와 다시 만나 재회라도 한 듯
허공을 향해 손짖 해 본다..
산중턱에서 고운햇~살품고 아버지는 무슨꿈 꾸고 있을까....?
못다한 이 세상구경 꽃 되어 향기로운 아름다움으로
새도 되어 훨 훨 자유로운사람
떠도는 구름도 되어 바람처럼....
햇~살따라 훼~ 훼 휘저은 손짓에
떠도는 비듬들이
아버지의 상징처럼 슬프다.
2004년 5월 13일 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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