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스크랩] 하얗게 떠도는 상징

글꽃 2007. 10. 7. 13:27

베갯잇 벗겨내다 하나 둘 보이는 가신님의 흔적 한올 두올... 유난히 곱슬머리인 아버지 얼마 남지 않았던 머리카락에 내려않은 하이얀 서리를 보니 아파 입원한 사위걱정에 속내를 내 비쳤던 아버지 "한집에 두 사람 함게 아프면 안된다네..."했다던 아버지의 그 말이 머리속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어찌할까....? 아버지의 땀냄새가 묻어나는 홑껍데기를 들여다 보니 아픈 상처가 가시처럼 콕~콕~찌른다 마른풀처럼 부스럭대던 몸 앙상한 팔다리에 뱃속에 들어간 투석액 덕분에 배가 불룩 보태어 졌 던 불러진 무게... 털어내고 또 털어내도 진눈깨비 내리듯 가느다란 몸에선 하얀 비듬이... 부스스 흘러내리더니 고운님 잊을까 탁~탁~! 털어 낼 때마다 햇살에 뿌연 먼지처럼 날아다닌다 하얀게 떠도는 비듬... 청소기를 돌리며 "엄마 ~~ 왜? 닦아드리는데도 이리 많이 떨어질까...?" 매번 아침 청소하는 시간에 아버지가 화장실 가기만을 기다리며 "아버지~~~ 이불 털고 청소해야해...." 움직이는 것 조차 고통스러운 아버지이 발을 딛게 하고 엄마와 난 "아빠! 운동해야해.." 억지를 쓰며 일으켜세우고 어깨동무를 했었는지.... 눈살을 찌뿌리며 털어내던 모습을 행여 보지는 않았을까...? 아~ 아버지와 다시 만나 재회라도 한 듯 허공을 향해 손짖 해 본다.. 산중턱에서 고운햇~살품고 아버지는 무슨꿈 꾸고 있을까....? 못다한 이 세상구경 꽃 되어 향기로운 아름다움으로 새도 되어 훨 훨 자유로운사람 떠도는 구름도 되어 바람처럼.... 햇~살따라 훼~ 훼 휘저은 손짓에 떠도는 비듬들이 아버지의 상징처럼 슬프다. 2004년 5월 13일 현당


출처 : 거문도 사랑
글쓴이 : 현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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