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스크랩] 아직도 반성하지 못했답니다.

글꽃 2007. 10. 7. 12:36

    어린시절의 이야기들은 별빛만큼이나 무수이 많은 이야기를 남깁니다. 내 어린시절 아버진 밤참드시길 좋아했고 그 어느때도 여자하는 일을 손도 대지 않지만 밤참때만은 아버지의 솜씨가 발휘됩니다. 잠결에라도 아버지의 부름에 벌떡일어나 그 밤참먹기를 즐겨했는데... 어느날 밤 아버지는 곤로를 방에 들여놓고 밥을 볶기 시작한뒤 "가서 언니 오빠 깨워와라"난 빨리 먹고픈 마음에 득달같이 가서 언니 오빠를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오빠는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나 큰방으로 갔고 언니는 아무리 깨워도 깊게 잠이들어 싫다며 일어나지 않으니 화가난 저도 발로 언니를 톡 톡 차며 "아버지가 오래!" 급기야 언니는 화가났고 그 목소리에 아버지는 언니에게 사과 하라며 제게 야단부터 치게 되었습니다. 얌전하고 착하기만 한 언니가 잘못한게 있을리 만무하고 왈가닥인 막내딸이 분명 잘못햇기에 언니는 화가 난게 분명한데... 야단들을 이유가 없다생각한 전 아버지에게 할 소리 하고나니 아버진 야단들을 이유를 찾아내시더군요.. 언니에게 반말로 이야기하고 발로 톡 톡 찼던게 이유였습니다. 그 야단에 수긍할 수 없던 저는 언니에게 사과 하지 않겠다 버텼고... 사과하고 잘못했다는생각이 들때까지 그 밤에 연탄창고로 들어가라며 문을 잠그더군요... 한밤 연탄창고 속에서 보이는 작은 창으로 밝은 달빛에 바로 옆에있는 화장실 냄새... 한참을 그렇게 있으니 오빠가 나와서 하는말 "아버지가 누나한테 잘못했다고 빈다고 하면 문 열어주래"하는 소리에 "못해 잘못 한것 없어" 하며 앙칼지게 내뱉고나니.. 다시 발자국소리..."이놈의 새끼 어디 너 그곳에서 고생좀 해봐!"하며 문을 꽝! 꽝! 못밖는 소리...화가 잔뜩 난 아버지의 목소리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것 같지 않았고 오기가 난 전 그래도 한참을 참고 기다렸죠....최씨 고집이 있지...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시간은 자꾸 가고 달빛이 구름에가려졌다 보였다 하는 통에 별 귀신이야기가 다 떠오릅니다. 빨간손 ...노랑손..파란손.... 내다리 내놔!.....휴..무섭기도 하던참에 오빠는 다시 나와서 하는 말 "어쩔래" "잘못했어"..... 문을 못박아 두었는데 어찌 열어줄 지 걱정하며 "문 열어죠..." 오빠는 쉽게도 "딸깍"하고 열어주더군요.. 그 밤에 억울한 사과를 한뒤 마음안에 가득 두고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아침에 일찍 연탄창고부터 살피러 나갔습니다.. 못박은 자국은 온데간데 없고 애만 문에 돌로 꽝꽝 때린 자국만 서너군데 있더군요. 그일 뒤 나는 겨울방학동안 몇일 동안은 언니에게 말끝에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서 집안식구들 모이면 심심찮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신나하는 오빠도... 나도 깔깔거리며 "요"자를 붙였던 억울한 기억을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아버지 어머니 막내딸이 그 일로 반성하는 고운마음을 품을 수 있을때까지 살아주십시요.... 2004년 1월 18일 일요일 현당
출처 : 거문도 사랑
글쓴이 : 현당 원글보기
메모 :

'글꽃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밥 한 두 수저에도...  (0) 2007.10.07
[스크랩] 부끄러운 엄마  (0) 2007.10.07
[스크랩] 병상의 밝은 그림들  (0) 2007.10.07
[스크랩] 아픈곳  (0) 2007.10.07
[스크랩] 함께 하는 삶  (0) 2007.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