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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쯤 ....새벽이면 아버지는 들어오는 배의
깃발을 보며 "어~이<<< 돼지잡소~<<<..!"
외치고 계셨던것 같고...
멸치와 함게 잡힌 오징어와 갈치 선별하고
대형 가마솥 버너에 불을 붙이고...그 센 화력에
멸치 삶아지는 냄새 ... 삶은 멸치...따까리에 알맞게 담아 식은 뒤에
짝발에 가마니 쭈~~~~욱 깔고 한 두번에 쫘~악 쫙
삶은 멸치를 널고 뒤집고 ...멸치 크기와 종류별로 나누고...
저녁 불빛 밑에서 멸막에 배 깔고 누워 모기 띠겨가며 숙제하고 있다보면
멸치담은 작업에 어김없이 어린 고사리 손도 필요해 3Kg짜리 봉투잡고
탁 조랭이 꽂고 주~욱죽 멸치를 부어 넣어 저울에 달고
어린 나이에도 힘든지 모르고 했던
자잘한 심부름....그 일들....
봉투에 멸치가 가득 채워지는 기분은 돈을 가득가득 넣고 있는 것 처럼
그 나이에도 싫지 않았던 시간...
덕일호나 신라호에 실려 여수로 보내면 ....
멸치는 다음날 노란봉투에 담긴 장끼로 변해왔다 ....
어제 저녁 잡은 멸치
햇살 좋은날 꼬들 꼬들 말려 가는 멸치 보면 남부러울게 없던 날들...
헤거름에 마른 멸치 다 걷어 끝낸 뒤에
차곡 차곡 높게 개어둔 가마니 위에서 바라본 출렁이는 바다도
밤하늘의 반짝이는 작은별들도 온 통 다 나를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 있기도 했던 철부지였던 그때....
해변가 친구집 옥상에 올라가 친구들과 앉아
밤배도 ..김연숙의 그날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바라 본 우리 거문도 까만 밤하늘은..........
아름다운 보석을 뿌려 놓은 듯이 반짝이는 별빛...가슴 설레게 하는
달빛에 어울려 광장 안 몇치 잡는 어선들의 불빛에 비춰진
조그마한 우리들의 고향이 얼마나 근사했었는지..
통-통- 운반선이 드나 들 때 마다
비릿 하면서도 짭쪼름한 그 바다 향기를 끈끈하게 전해주던 ..
고향의 여름은.... 참으로 많은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늦은 봄부터 시작된 멸치잡인 늦은 여름까지 만선 깃발 꽂고
들어오는 날은 온 동네가 신명난 섬 같기만 했던것 같다.
작은 어선에 잡은 멸치 실어 나르는 운반선...
그물 겉어올리는 양쪽 어선...
선원들 모두 힘을 합쳐 영~차 영~차를 외치며
양쪽어선에서 겉어올려야 했던 그물은 어느날 부터 인가는
로라가 달린 인정머리 없는 큰 배로 바뀌고
많은 손이 필요없게 되고....
갱번 짝발에 가마니가 없어지고 ...파랗고 노란 모기장이 펼쳐 졌고
가마니 펼쳤다 접었다 하는 시간에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던 사람들은
점점 한 두 사람이 해도 넉넉할 정도로 멸치어장의 빨갛고 노랗게 펄럭이며
꽂혀있던 만선깃발은 어울리지 않는 그림처럼 보이지 않게 되었고
멸치선별 지나면 당연스레 저녁 찬거리 생기던
멸치 ...꼴뚜기...오징어...나눠주던 인정도....
또 한 두해가 지나자...
멸막에서 삶던 멸치도 배에서 다 삶아서 가져오기 시작했다...
여름밤이면 선창가에 쭈~~욱 가마니와 돗자리 깔고
좋은자리 차지하고 누울려는 그리운 사람들이 없어졌듯이
여름 휴가때 가서 본 멸막은 폐선 올려둔 폐허가 되어 있고
파도에 조약돌 소리가 끝도없이 차르륵 차르륵 구르던 그 맑은 소리가 들리던 곳엔
차가 달릴 수 있는 해안가 도로가 생기고 우리들 바닷가엔....
조약돌 구르는 소리보다는
밀물에 부푼 몸으로 출렁거리는 파도따라 소라껍질 속에 바다만 가득 출렁거리며....
썰물빠진 해변가에 빈 소라 가득 채워지는 바람소리만 .....휑~~
이제 배타고 가며 삶은 계란 나라도에서 사 먹을 일도 없어졌고
6시간 동안 토악질 해 가며 질리도록 오랜시간 그 케케 묵은
요상한 멀미날것 같은 배냄새를 맏지 않아도 되는데...
아무때고 고향 그리운 날은 인터넷 검색창 두드려 고향 산천 느껴볼수 있고...
비행기 한시간 타고 날아가 여수에서 출항하는 초고속 여객선 타고 가면
아침에 인천에서 출발해 오전 안에 거문도 그리운 내 고향에 갈 수 있는
세상이건만...
고향은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지..
날씨가 꾸리 꾸리 하니 부침게라도 해 먹어야 할 것 같은 날
컴 속에서 올 2007년 3월 우리동네(서도리)에서 치뤄졌던 행사 거문도 뱃노래와
술비야 사진속 동네어르신들..사진속 아버지 친구분들....보며
신명나게 외치시던 꿈에라도 보고픈 아버지 생각....
여름철이면 멸치잡이로 가장 성수기였던... 고향이
이제 여름이면...고향가서도 보지 못하는 풍경 이것 저것을 생각해 보다
몇해 전 고향생각에 어느 사이트에 올렸던 글에 그리운 이야기를 덧붙여
다시 궁시렁 대며 주절대 봅니다...
2007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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