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얄밉기 그지없는 날

글꽃 2008. 12. 26. 21:02

 .......바쁠것 없이 한가로운 날.......가보지 않은 길을 정처없이 걸어가볼  생각으로 나섰다가....

마음편히 가서 머물수 있는 곳을 찾아...수요일이면 걷던.... 길을 걷고 있다.

 

중앙을 기점으로..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

부지런한 손길 따라 내 마음도 정갈하게 길이 날것 같은 ...

정겹운 싸리비 자국을 따라서.....

 

뿌리채 뽑혀 있던 버드나무 ....그 가지가 땅에 닿아...다시 뿌리를 내리고

이 겨울을 잘 참아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을날..고사목처럼 누워있던 버드나무 자리로 가보니...아~! 아쉽게도

그 자리 역시 깔끔하게 정리정돈 된 상태였다.

 

오늘은 비요일....1시 넘자 기다렸다는 듯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꿈을 꾸기엔 분위기 그만인 날...그런데

 처마밑에 30여분을 쪼그리고 앉아 있기엔 너무 무거운 생각때문인지..거구같은 몸때문인지

저렷저릿해 오는.........슬며시....데이트하는 연인

몰래몰래 훔쳐봐 가며 두어시간 더 머물러도 충분한 시간인데 ........

하 수상한 하늘때문에 더 머물러 있기보다는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궁에서..혜화역까지..걷고.......4호선 전철을 타고...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옴겨타고....

편히 앉아오고 싶은 욕심과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닿고 싶은 생각에..다시금 용산에서...급행으로 갈아 탄 다음

...송내역....16번 버스 유리창를 뚫고 .....쩌-렁쩌-렁 하게 들어오는 햇살...숨바꼭질 하자는 것도 아니고...

생각과는 달리...억울하고......얄밉기 그지없는......에고고~

 

집근처에 내려....수요장이 열리는 이웃아파트에서 저녁 찬거리 사들고..

그렇게 타고 내리고 옴겨 타고......걸어-써- 써- 써.......집으로 돌아와 보니 4시 갓넘은...

조금전까지 얄밉던 햇살이 거실로 들어와 있으니 얼마나 포근한지....ㅎㅎㅎ....

가만히 앉아있다보니...그 많은 발걸음을 존재감조차 모르게...뒤따라 온.....부들씨앗...

의도하지 않았지만.......새봄이 오면.......싹이 돋아 날것만 같은...

 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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