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사는 이야기

알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행복한 마음이 들었는지

글꽃 2007. 12. 27. 17:22

 

 거울 속에 엉망인 머리를 보며

'오늘은 긴 머리카락도 좀 잘라내고 파마를 해볼까 ' 하는 생각을 품고

기름유출로 검게 변한 태안 바다...... 휴일 반납해가며 바다를 살리려는

자원봉사자들 도움으로 ‘다시 바다가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를 보고

있던 딸들...

둘이 서로 번갈아 가며 또 전화기를 들고 060-700-1004를 누르고 있다.

밉지 않은 딸들 고운 눈으로 흘겨보면서 ....

Tv 화면에 전화번호 자막이 이미 없어졌는데 쉬운 번호라 머릿속에

남아버린.... 

‘에고고 어찌까.....?  이번 달 전화요금’

어쩔 수 없는 이기심에 부끄러워지면서도

은근히 딸들 행동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내 가정 내 부모형제 내 주위환경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아이들이 자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시점에서 물질은 넉넉히 나누지

못하더라도 따뜻한 마음 나누고 섬기는 활동을 해야지.

마음속으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소심한 성격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던 일......

작년(2006년)부터 딸아이학교에서 함께 할 마음이 있는 학부모님들이

모여 한 달에 한 번씩 다니게 된 성산복지관


직원들 옆에서 일손을 도우다 느낀 것은 아버지 어머니 같은 어르신들

점심급식 한분 한분께 식판을 드리며

"맛있게 드세요."

"많이 드세요"

"어서 오세요"

어른들 마주보며 건네는 말속에 따뜻한 정까지 듬뿍 사랑담긴 밥을 푸는

성산복지관 직원들을 엿보며 저분들은 날마다 하는 일인데도 어쩜 그리

볼 때마다 한결같은지

부끄러운 아이처럼 비워진 식판을 내려놓으며

“잘 먹었어요”

“고맙습니다.” 

“맛있게 먹었어요.” 

빠진 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 짓는 어른들 뵙고 오는 날엔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돌아오는 내내 왜 그렇게 발걸음도 가볍고 뿌듯한지


바람이 쌩-쌩- 곳곳에 눈이 내렸다는 뉴스를 들으며 추운날씨에도

태안바닷가에 돌을 닦고 있는 많은 사람들 모습 보며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는 딸아이들이 밉지 않은 이유도 ...

머리카락 자르고 파마해야지 했던 생각 접고 딸들처럼 “삐 소리가

난 후엔 2000원의 성금이 ...... ”수화기 저편에서 사무적인

기계음인데도 그 목소리 들으며 저절로 흐뭇해지는......

지금 바닷가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하고 있지만 딸들 덕분에 마음

한자락 햇살 같은 봄이 쪼로니 돋아 차츰 꽃봉오릴 맺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해지는 저녁


알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었는지......

생각보다는 몸이 먼저 앞서고 마음먹은 일을 행동으로 옮기며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우리들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지...


                 담방초등학교 6학년 솔아엄마 최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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